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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환자 중심의 의료정보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이은솔 메디블록 공동대표

    • 입력 2020-08-10 13:38

환자에게 병원의 문턱은 참 높다. '손님은 왕'이라는 서비스 업계의 불문율이 유일하게 통하지 않는 곳이 병원인지 모른다. 분명 돈을 지불하고 의료 서비스를 받으러 가는 것임에도 중앙화된 거대한 의료 시스템 앞에 환자는 초라해지기 일쑤다. 진료 과정에서 서비스에 미흡함이 발생할 경우 환자에게 다가오는 심리적 어려움은 배가된다.

하지만 의료진의 친절함과 같은 서비스에 대한 불만을 넘어 의료 전반에 대한 불편함과 어려움이 나타날 수밖에 없는 근본적인 이유는 따로 있다. 환자가 자신의 의료정보를 소유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내 몸은 내 것이건만 내 의료정보는 내 것이 아니다. 병원이 주인이다. 결국 의료정보를 소유하고 관리하는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서비스가 진행될 수밖에 없다. 중복 검사든, 서류 발급이든 기존 의료 시스템이 요구하는 대로 환자는 수용하게 된다.

이처럼 병원 중심으로 이뤄지는 기존 의료 서비스를 사용자 중심으로 바꿔나가는 기업이 있다. 바로 메디블록이다. 메디블록은 데이터의 자기주권화 시대에 발맞춰 의료 정보도 사용자 중심으로 관리돼야 한다고 믿는다.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기존 의료 시스템을 개선해나가는 이은솔 메디블록 공동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편집자주>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블록체인 기반 헬스케어 플랫폼 메디블록의 공동대표 이은솔입니다. 아산병원에서 영상의학과 전문의 과정을 수련하며 의료 시스템의 한계를 경험하고, 이를 개선하고자 고우균 공동대표와 함께 메디블록을 설립했습니다.
메디블록은 여러 곳에 흩어져 있는 의료정보를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개인이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의료정보 통합 관리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현재 의료정보 시스템에서는 각 개인의 의료정보가 개별 의료기관 중심으로 관리되고 있습니다. 각 의료기관마다 의료 데이터를 따로 생성하고 관리하기 때문에, 환자들이 불필요한 중복 검사나 진료를 하게 돼 시간과 비용이 낭비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 기존 의료정보 시스템을 환자 중심의 의료정보 시스템으로 전환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메디블록을 완성해나가고 있습니다.


Q. 블록체인 기술에 언제부터 왜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까? 아울러 블록체인 기술이 어떤 장점과 매력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환자가 의료정보를 직접 활용하기 위해서는 제공되는 의료정보가 위변조 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과거에 개인건강기록 플랫폼을 만들려는 시도가 많았지만 한 회사가 개인의 정보를 보관하고 관리하는 형태였고, 이는 개인정보를 중앙집권화된 기업이나 단체가 보유하는 것에 대한 반감과 불안감이 있었습니다. 또한 개인이 자신의 병원 기록을 저장하고 있다가 다른 병원이나 연구자, 보험사 등에 자료를 제공한다고 했을 때, 해당 자료를 참고는 할 수 있지만 100% 신뢰하고 보험료를 지급하기는 어렵습니다. 자료의 진위여부를 확인해야만 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면서 개인이 안심하고 본인의 의료정보를 직접 보관하고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당시 고우균 공동대표와 함께 최신 기술에 대한 스터디를 진행했습니다. 이를 통해 블록체인 기술이 현존하는 문제점을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블록체인의 특징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무결성’입니다. 블록체인을 통해 개인이 소유한 데이터를 병원이나 보험사에 제출하면, 데이터의 ‘무결성’을 입증할 수 있기 때문에 개인이 의료정보를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이후 고우균 대표와 함께 블록체인 기술을 의료정보에 알맞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설계했고, 이를 기반으로 메디블록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Q. 메디블록이 개발 중인 블록체인 서비스는 어떤 것이 있습니까? 소개 부탁드립니다.

메디블록은 공개된 블록체인 기술을 토대로 의료정보 공유 및 활용에 필요한 기능들을 지원하는 자체 블록체인 네트워크인 ‘패너시어(Panacea)’를 구축하고 2019년 7월 성공적으로 제네시스 블록을 생성했습니다.

패너시어를 활용한 대표적인 서비스로는 실손보험을 간편하게 청구할 수 있는 간편보험청구 서비스 ‘메디패스(MediPass)’가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실손 보험청구를 위해 환자가 직접 병원에 비용을 지불하고 필요한 서류를 발급받은 뒤, 이를 스캔 혹은 팩스를 통해 전달해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메디패스를 활용하면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과 삼성화재, 신한생명 등 연동된 의료기관과 보험사에 최대 다섯 번의 터치만으로 진료기록을 내려받아 실손보험이 가입된 보험사에 진료비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보험사도 ‘패너시어’를 기반으로 진료내역 혹은 진료비 세부내역이 조작되거나 왜곡되지 않은 진본이라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Q. 향후 개발 로드맵과 상용화 일정은 어떻게 되는지요.

메디블록은 의료 데이터 유통망 구축을 목표로 국내외 다양한 의료기관과의 연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환자 중심의 의료 정보 네트워크를 구성해나갈 방침입니다. 저희 혼자만의 힘으로는 할 수 없기에 병원, 보험사 등과 연대를 만들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향으로 의료사업의 저변을 확장할 계획입니다. 나아가 국내에서의 모범사례를 통해 아시아권 시장의 낙후된 의료 솔루션 시스템을 개선해 세계적인 환자 중심의 의료정보 네트워크를 구성할 계획입니다.


Q. 최근 코로나19로 많은 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반면에 비대면 문화의 확산으로 블록체인 기술이 기회를 맞이할 수 있다는 견해도 있는데요. 코로나19가 메디블록의 사업에는 어떤 영향을 주고 있습니까?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되기 위해서는 아날로그로 오가던 정보가 디지털로 전환되고, 표준화된 인터페이스 하에서 표준화된 서식으로 정보가 오가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의료 분야는 타 분야에 비해 이러한 디지털화가 뒤처진 감이 있습니다. 최근 비대면 문화 확산으로 데이터 및 정보의 디지털화, 비대면 시 인증 방안, 인터페이스 정의 등 관련 기술에 대한 요구가 크게 증가하고 있어서 메디블록이 하고자 하는 일도 훨씬 앞당겨질 수 있지 않겠냐는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Q. 현재 국내에서는 분산신원인증(DID)을 중심으로 블록체인 기술이 다양한 서비스에 도입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의료 분야에서 DID의 역할은 어떻습니까?

의료 분야 역시 다른 분야 못지않게 인증이 중요합니다. 의료 서비스를 이용하는 환자와 일반인들뿐만 아니라 의료기관, 의료진, 각종 건강 서비스 등 다양한 주체에 대해 인증을 해줄 수 있어야 합니다. 이렇게 많은 이해당사자가 존재하다 보니 기존의 기술 등은 인증 문제를 잘 풀어내지 못하고 있었는데요. DID 기술이 제대로 적용되면 인증 문제를 빠르게 풀어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크게 활용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Q. 블록체인 서비스를 개발하는 기업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국내 블록체인 관련 정책 또는 산업 현황은 어떻습니까? 우리나라가 블록체인 기술 강국으로 발돋움하려면 어떤 기반이 마련돼야 할 거라고 보십니까?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중심으로 정부에서 여러 측면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지원하고 관련 산업을 발전시키려는 노력은 높이 사고 있습니다. 그러나 암호화폐(가상자산)에 대해서는 정부의 여러 주체가 부정적으로 보고 있고 이에 관련 산업을 위축시키는 결과를 낳고 있습니다.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기술은 서로 맞물려 돌아갈 수밖에 없는 특성이 있습니다. 그러니만큼 암호화폐 및 블록체인에 대해 보다 명확하게 규정을 하고, 이에 따르는 규제와 제도를 만들어서 이들이 양지로 나올 수 있도록 만드는 건강한 생태계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Q.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들려주십시오.

앞으로도 메디블록은 환자와 의료진 모두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공급하는 통합 솔루션을 개발하고 발전하는데 집중할 계획입니다. 다양한 의료기관, 의료 관련 기업들과의 교류를 통해 저희 기술력이 국가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니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출처: OBCIA 매거진 제6호

토큰포스트 |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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